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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90개국이 IMF에 자금 요청  
중앙경제신문(jaeconomy.com)   
기사작성자 | 2020.05.31 09:45 |


- 신흥국들 무너지고 있다

- 코로나 사태로 부도 위기전문가들 일제히 경고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던 지난 4월 초 미국 워싱턴 D.C. 비장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했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IMF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나라가 90국을 넘었다고 말했다. 회원국의 절반이 갑작스레 SOS를 치며 구제금융을 요청했던 것이다. 구제금융을 신청했던 90여국 중 60국은 이미 세계은행에도 도움을 요청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돈을 빌려주면 이자를 받아 돈을 벌 수 있는 입장인데도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제발(please)’이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신흥국에 위기 확산 방지에 꼭 필요한 곳에 돈을 써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IMF와 세계은행이 총 1200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코로나 충격' 이면에 신흥국 역시 유례 없이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양대 국제 금융기관이 신흥국에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자금 지원에 나선 것은 신흥국 자본 유출 속도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올해 초부터 4월 말까지 신흥국에서 빠져나간 해외 자본은 약 1000억달러(122조원)에 달한다(국제금융협회 집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보다 4배 넘게 빠른 속도로 자금이 이탈 중이다. 관광산업 비중이 컸던 국가들은 수입이 줄었고, 산유국이나 원자재 수출국은 유가 추락과 글로벌 원자재 수요 감소로 국가 재정에 비상등이 켜졌다. 그래서 신흥국 위기가 세계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선진국 자금 이탈하며 부도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직면한 신흥국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국가의 재정 수입이 지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크다. IMF는 올해 신흥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8.9%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과 반년 전의 전망치보다 1.8배 커졌다. 위기 발생 와중에 신용등급이 강등되면 국채 투매 등 추가 자본 이탈로 이어진다. 둘째, 달러 표시 채권 등 외화 부채가 많다는 점도 만성 위기에 시달리는 신흥국의 공통점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19년 신흥국의 달러 부채는 37800억달러로 10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달러 부채가 많으면 추가 달러 차입이 어려워지기에 일부 국가에서는 신용경색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셋째,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상당수 신흥국의 정치가 불안정해 경제 정책이 정상궤도를 벗어나 갈팡질팡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신흥국들은 신규 투자가 멈춘 상황에서 급격한 자본 탈출이 일어나면서 통화 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대규모 재정 적자를 감수하려 헌법까지 고친 브라질의 헤알화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약 20~30% 하락했다. 터키는 올해 가까스로 경상수지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리라화 가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남아공, 칠레, 인도네시아, 태국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치도 10% 안팎 크게 떨어졌다.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은 이미 상당수 신흥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빠르게 하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 3월 중동의 레바논을 시작으로 아르헨티나 등 디폴트를 선언하는 국가도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 신흥국,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

신흥국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신흥국 위기를 대공황에 버금갈 정도라고 강조하면서, '이번 위기는 정말 다르다(This time is truly different)'고 입을 모아 강조한다. 최근 신흥국의 위기를 계기로 세계은행의 수석이코노미스트가 된 국제금융 석학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 교수는 WEEKLY BIZ 인터뷰에서 "불과 두 달 새 3대 신용평가회사가 국가 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사례가 1998년 아시아 금융 위기 때보다 많았다""어떤 위기 때보다 빚을 못 갚는 신흥국이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이번 위기는 대공황 이후 전 세계가 동시에 침체에 빠진 첫 사례"라며 "신흥국이 작년만큼의 1인당 GDP를 회복하려면 최소 5년에서 10년의 세월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로 부도 위기에 빠진 신흥국 상황을 심층 진단했다.

[경제팀jkh414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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