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실·與지도부, 용산서 회동
[이코노미서울=정치팀] 24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간 만찬은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오후 6시 30분부터 약 1시간 30분 진행됐다. 이날 저녁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등 당정 고위 인사들은 “국민을 위하여”를 외쳤고, 윤 대통령은 한 대표를 “우리 한 대표”라고 불렀다. 하지만 의정(醫政) 갈등 같은 현안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참석자들은 “주로 덕담을 주고받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이날 만찬을 앞두고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다가 불발된 상황에서 갈등을 관리하는 선에서 만찬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만찬 시작 전 한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여기 처음이시죠? 지난주까지만 해도 너무 덥고 다음 주 되면 더 추워져서 저도 여기서 저녁을 먹고 싶었는데 이렇게 함께 먹게 됐다”고 인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가을에 (이곳이) 만들어진 후에 (만찬을 하는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만찬 메뉴를 설명하며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원래 바비큐를 직접 구우려고 했었다”라고도 했다. 최근 감기에 걸린 윤 대통령이 후식으로 아이스 라테를 주문하며 “우리 한 대표는 뭐 드실래요?”라고 하자 한 대표는 “대통령님 감기 기운 있으신데 차가운 것 드셔도 괜찮으시냐.”고 묻기도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이번 만찬은 신임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및 당대표 비서실장 등을 포함해 지도부가 완성된 이후 상견례적 의미가 있다”며 “윤 대통령의 체코 방문 성과를 공유하고, 당에서는 추석 민심과 정부에 대한 건의 사항을 전달하며 다양한 채널의 소통을 이어가기 위한 당정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만찬에는 당에서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서범수 사무총장과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진종오·김종혁 최고위원, 수석대변인 등 16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과 수석비서관 전원을 포함한 12명이 자리했다.
참석자들은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환담했다. 이날 만찬 메뉴는 한식으로, 건배를 위한 오미자 주스가 준비됐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공식 만남은 약 두 달 만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한 대표 당선 직후인 7월 24일 한 대표 등 당 지도부를 용산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고, 같은 달 30일에는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한 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지난달 30일 만찬을 하기로 했다가 추석 민생 대응을 이유로 만남을 한 차례 연기했다.
한편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요청한 윤 대통령과의 독대는 이번엔 성사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나 “독대는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라며 “만찬은 신임 여당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