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서울=스포츠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막기 위해서였다.”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대표팀 감독은 한국전 선발 라인업 왼쪽 측면에 수비수를 2명 배치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강인을 막기 위해 측면 수비수뿐만 아니라 미드필더 자리에도 수비수를 배치했다는 것이다. 그는 “(공격적으로) 우리가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하지 못하더라도,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이강인을 막기 위한 전술이었다”고 했다.
이강인은 지난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4차전 이라크전에서 상대의 집요한 견제에 시달렸다. 공만 잡으면 2~3명이 에워싸 거칠게 경합했다. 이강인은 결국 중앙이나 미드필드 후방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 압박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자연스레 공격적인 영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라크전뿐만 아니었다. 앞선 요르단 원정도 역시도 이강인을 집요한 견제에 시달렸다. 손흥민(토트넘)이 부상으로 빠졌으니 상대의 수비 포커스는 이강인에게 더욱 집중됐다. 결과적으로 이강인은 10월 A매치 2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A매치 2연전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건 지난해 6월 페루·엘살바도르전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범위를 더 넓혀도 이강인의 최근 공격 포인트 수는 급감했다. 홍명보호 출범 이후 A매치 4경기 1도움이 전부다. 한때 8경기 6골·4도움 등 무서운 기세를 보였던 시기를 돌아보면 더욱 아쉬운 지표다. 그만큼 상대 입장에선 집중 견제 대상이 되고 있고, 대표팀에서는 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강인이 견제를 받는 사이 다른 동료들에게 기회가 더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전방뿐만 아니라 배준호(스토크 시티) 이재성(마인츠05) 등 다른 2선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강인도 “나한테 2~3명이 붙으면 다른 선수들한테 기회가 생긴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했다.
다만 이강인의 기량을 고려하면 그저 유인책으로 활용하는 건 너무도 큰 전력 낭비다. 어느샌가 고정이 된 배치를 벗어나 전술 변화 등을 통해 이강인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게 필요한 이유다. 앞으로 이강인을 향한 견제 수위는 점점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강인의 연이은 침묵 속, 홍명보호에 던져진 과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