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대통령의 반응과 수용 여부 등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아
[이코노미서울=정치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만나 약 80분간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4시 54분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이 파인그라스에서 시작됐다”고 밝혔고, 이로부터 1시간 21분 지난 오후 6시 15분 “면담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파인그라스는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이다.
이날 회동은 오후 4시 30분으로 예정돼 있었고, 한 대표는 오후 4시 15분쯤 대통령실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의 전화 통화,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교장관 면담 등 긴급한 외교 일정을 소화하느라 회동이 다소 지연됐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파인그라스 잔디밭에서 어린이정원 근처까지 10여 분간 한 대표와 함께 산책했다. 그 뒤를 대통령실 참모들이 뒤따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야기를 꺼냈다. 경찰청이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한 4명을 소개하며 “경찰 영웅(선정)은 몇십 년이 지나도 (국가가 그들을) 잊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서 한 대표에게 나토 사무총장과의 대화와 영국 외교장관 면담으로 한 대표와의 면담이 늦어진 것이라고 직접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어서 실내로 이동해 차담(茶談)을 나눴다. 차담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만이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고, 한 대표에게는 제로 콜라가 나왔다. 과일이 곁들여졌다.
이날 회동은 한 대표가 지난달 22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 별도의 독대(獨對)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대통령실에 요청한 지 약 한 달 만에 이뤄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한 대표의 만남 요청을 수용했다. 다만 이날 회동에는 두 사람 외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에서 “개혁의 추진 동력을 위해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7시30분 국회에서 기자들과 면담 결과 브리핑에서 한 대표가 직접 구술로 전한 내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비서실장은 한 대표가 “오늘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항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 김건희 여사 이슈 해소를 위한 세 가지 방안, 여야의정(여당·야당·의료계·정부) 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박 비서실장은 김 여사 이슈 해소를 위한 세 가지 방안과 관련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대외활동 중단, 의혹사항 설명 및 해소, 특별감찰관 임명 진행 필요성”이라고 설명했다.
박 비서실장은 한 대표가 면담에서 “우리 정부의 개혁 정책과 외교·안보 정책을 지지하고, 당이 적극 지원할 것이란 점도 말했다”면서 “고물가·고금리 등 민생 정책에 있어 당·정·대 협력 강화도 말했다”고 덧붙였다.
박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의 반응과 수용 여부 등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박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 “제가 대통령 답변 반응을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한 윤 대통령 공감에 대해서도 “대통령 말씀 옮기는 거 적절치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