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서울=심재현기자]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21일, “정봉주 전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선거 개입에 열 받아 있다”고 전해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의 정 후보 공격을 촉발한 것에 대해 “제 불찰이었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앞서 지난 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후보로 나선 정 전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선거 개입에 대해 상당히 열 받아 있다”고 전했다. 당시 정 전 의원은 8명 중 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에서 초반에 1위를 달리다가 이 대표가 “김민석 후보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것이냐”고 발언한 뒤로 김민석 후보에 이어 2위로 밀려난 상황이었다.
당시 박 전 의원은 “제가 걱정돼 (정 전 의원에게) 전화했더니 (정 전 의원이) ‘난 다섯 명 안에만 들어가면 돼’라고 하면서 ‘최고위는 만장일치제야. 두고 봐. 내가 들어가면 어떻게 하는지’라고 하더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원이 최고위원이 되면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기 위해 벼르고 있다고 전했다. 박 전 의원은 정 후보가 “이재명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도 했다.
박 전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선 정 전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뽑아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정 전 의원이 해당 발언을 한 게 맞다고 시인했고, 기자회견을 열어 “당 내부의 암 덩어리인 ‘명팔이(이재명 팔이)’를 잘라내야 한다”고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최고위원 경선에서 최종 6위로 탈락했다.
박 전 의원은 20일 밤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정 전 의원이 탈락하게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제 불찰이기도 한데, (정 전 의원에 관해 말을 전하는 것을) 가볍게 생각했었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정 전 의원에 관한) 이야기가 워낙 많이 돌았고, 방송 관계자들도 대충 아는 얘기였다”며 “그래서 방송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생각보다 파장이 커서 저도 곤혹스러웠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정 전 의원과 개인적으로 친하다며, 결과적으로 정 전 의원에게 굉장히 미안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 전 의원이 그 쟁점을 피해서 가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12일 (‘명팔이’) 기자회견을 보고 ‘저렇게까지 세게 나갈 필요가 있을까’ 하고 놀랐다”며 “(정 전 의원에게) 나름의 계산이 있겠거니 싶었는데 (떨어졌으니) 그 계산이 틀렸던 것”이라고 했다.
박 전 의원은 “정 전 의원의 정확한 발언은 ‘이재명이 이런 식으로 하면 대통령이 안 된다’는 이야기였다”며 “그 지적에는 본인 나름의 충정과 합리성이 있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정 전 의원이 초선밖에 안 했지만, 당을 오래 했고 당 외부의 팬덤 정치도 아는 분”이라며 “당이 이렇게 가면 외연 확장을 못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진 것만은 분명하고, 그게 진정성 있게 잘 전달이 안 된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