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서울=변현기자] 식생활은 질병 위험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암에 걸려 사망하는 원인은 음식이 30% 정도를 차지한다. 음식을 골고루 잘 먹어야 한다는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대로 먹어야 운동도 가능하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드물었던 췌장암, 전립선암, 대장암이 최근 급속히 늘고 있다. 췌장, 대장은 그대로 인데 식습관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왜 췌장, 대장 건강이 위협받는 것일까?
“예전에는 드물었는데”... 췌장암, 전립선암, 대장암 위험 높이는 식생활은?
특정 식사패턴은 췌장암 위험도와 관련이 있다는 논문이 잇따르고 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육가공류(소시지-햄-베이컨 등), 탄수화물 과다 섭취, 서양식 식사패턴(붉은고기, 정제곡물, 튀김류, 가공육, 고지방 유제품, 당류, 디저트류)은 췌장암 위험도를 높인다. 이런 식사패턴은 전립선암 위험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적색육(소고기-돼지고기 등)과 가공육 및 정제 곡류가 많은 식사는 대장암 위험도 높인다. 불과 30년 전에는 드물었던 식생활이 현재는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매년 대장암 3만3천명, 전립선암 1만9천명, 췌장암 9천명... 이렇게 많았나?
췌장암, 전립선암, 대장암은 유전, 흡연 등이 위험요인이지만 음식 관련성이 큰 질병이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대장암은 2021년에만 3만 2751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갑상선암과 전체 암 최다 발생 1, 2위를 다투고 있다. 전립선암은 1만 8697명으로 남성의 암 4위다. 췌장암은 8872명으로 남녀 차이가 거의 없다. 남성의 암 중 8위(4592명), 여성의 암 중 6위(4280명)를 차지했다. 식습관의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
고기 구워 먹는 습관... 왜 채소 같이 먹지 않을까?
고기는 굽는 과정에서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이 만들어진다. 까맣게 탄 부위도 많다. 그래도 “고기는 구워야 맛있다”며 직화구이, 불판을 고집한다. 과거처럼 수육이나 국으로 먹는 사람은 갈수록 줄고 있다. 맛에 건강을 내주는 것이다. 옆의 채소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구운 고기로 위장을 채운다. 그을린 고기만 위, 장 속에 가득하면 어떻게 될까? 의학 지식이 없더라도 암 등 질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옆에 상추, 양파, 마늘 있는데”... 발암물질 줄이는 성분은?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 과일, 콩류, 통곡류, 생선, 가금류(닭-오리고기 등)는 대장암, 전립선암, 췌장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 고기 먹을 때 곁들이는 상추, 양파, 마늘, 생배추 등에는 항산화 영양소(antioxidant nutrients), 식물생리활성물질(phytochemical)이 많아 몸속에서 발암물질을 줄여준다. 포도, 토마토, 풋고추, 브로콜리 등은 세포 손상을 방지하여 암 발생을 억제한다. 고구마, 당근에는 베타카로틴이 많아 항암 효과가 있다. 요즘 채소-과일이 너무 비싸지만 내 몸을 위한 투자는 아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