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여자 월드컵 결전지 호주로 출국
해결사는 ‘골 넣는 수비수’ 장슬기(29·인천현대제철)였다.
콜린 벨(62·잉글랜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와 벌인 월드컵 출정식 겸 평가전에서 2대1로 역전승했다.
한국의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은 17위. 아이티는 53위다. 오는 20일 개막하는 2023 FIFA 여자 월드컵(호주·뉴질랜드)에 나서는 한국은 25일 콜롬비아(25위)와 H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콜롬비아전 대비 차원에서 북중미의 아이티와 친선경기를 가졌다. 아이티도 이번 월드컵에 참가, 중국(14위)과 함께 D조에 속했다.
선발 수비수로 나선 장슬기는 1-1로 팽팽하던 후반 36분 왼쪽 세트피스 상황에서 키커 지소연(32·수원FC)이 건넨 골을 받아 페널티 아크 밖에서 오른발 중거리 슛을 날렸다. 약속된 플레이였다. 완벽한 포물선을 그린 공은 상대 골대 구석에 뚝 떨어졌다. 원더골에 장슬기도 스스로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쥔 뒤 활짝 웃었다. 한국 선수들은 다함께 달려와 축하해줬다. 발끝 기술, 킥이 뛰어난 수비수 장슬기는 A매치(국가 대항전) 90경기 13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초반 고전했다. 전반 16분 수비 라인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패스를 허용, 오른쪽에 있던 네릴리아 몽데지르(24)에게 오른발 선제골을 내줬다. 한국은 측면 공간이 뚫리고 중앙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내주기도 했다. 이후 한국은 전열을 가다듬어 공격을 풀어나갔다. 전반 추가시간 최유리(29·인천현대제철)가 상대 골키퍼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슈팅을 날렸지만 수비수가 몸을 날려 막아 아쉬움을 삼켰다.
공세를 올린 한국은 후반 6분 균형을 맞췄다. 조소현(35·토트넘)이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반칙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따냈고, 에이스 지소연이 왼쪽으로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지소연의 통산 67번째 A매치 골. 지소연은 한국 남녀 선수를 통틀어 역대 A매치 최다 골 기록을 쓰고 있다. 한국은 후반 14분 조소현, 지소연이 연속 슈팅으로 상대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등 흐름을 가져왔다.
아이티는 전반엔 체격 우위를 바탕으로 한국 진영을 휘저었으나 후반엔 체력적 부담을 보이며 속도가 떨어졌고, 한국은 그 틈을 파고들었다. 한국은 연이어 상대 반칙을 유도하며 좋은 위치에서 세트피스 기회를 잡았다. 결국 이는 장슬기의 원더골로 이어졌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여자 대표팀 A매치가 열린 건 2013년 북한전 이후 10년 만이자 통산 2번째. 이날 9127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안방에서 모의고사를 치른 한국은 오는 10일 결전지 호주로 출국한다. 25일 콜롬비아전 이후 30일 모로코(72위), 8월 3일 독일(2위)과 차례로 조별리그 경기를 갖는다.
스포츠팀ieconomyseou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