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집회 일삼는 행태에 반발
쿠팡 배송 기사들이 속해 있는 쿠팡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한다. 개별 노조원 권익보다 정치 집회를 일삼는 민노총 행태에 반발한 것이다.
7일 조선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쿠팡 노조)는 전날 총회를 열어 공항항만운송본부 탈퇴안을 통과시켰다.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의 95%가 찬성했다고 한다. 같은 날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민노총 산하에서 벗어나 기업별 노조로 독립하겠다고 한 것이다. 쿠팡 노조는 쿠팡이 직접 고용한 배송 기사인 쿠팡친구(옛 쿠팡맨)들이 2018년 7월 만들었다. 130여 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에는 쿠팡 노조 외에 개인사업자 신분의 택배 기사들이 가입한 ‘민주노총 택배노조 CLS(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지회’, 물류센터지회 등이 있다. CLS지회와 물류센터지회 등은 민노총에서 탈퇴하지 않았다.
쿠팡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쿠팡지부는 조합원의 권익 향상을 위해 존재하지만 상급 단체인 공항항만운송본부는 정치적 활동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조합원 권익보다 산별노조의 여러 활동 참여 요구가 잦았고, 조합비 납부를 요구해 쿠팡지부의 이익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정치적 활동이 아닌 조합원을 위한 활동에 집중하는 것을 가장 우선해야 한다”며 “조합을 만들었던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 새 출발을 하려 한다”고 했다. 쿠팡 노조는 민노총이 정치 집회 참여 등을 요구하고, 사측과 어렵게 맺은 단체 협약을 민노총 전략에 맞게 무효로 하려는 것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노조 입장문에 따르면, 공항항만운송본부는 쿠팡 노조에 진보당 가입과 정치적 집회 참여, 쿠팡 불매운동 동참, 택배 노조와의 연대 등을 요구했다. 또 쿠팡 노조가 지금까지 사측과 합의한 단체협약을 무효로 하고 쿠팡에 있는 다른 노조와 공동 교섭단을 꾸려 단체교섭을 다시 하라는 요구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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