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부채들
만추 선율에 따라
사뿐히 내려앉고
차가운 바람이 물결치면
뚝뚝 떨어지는 눈물 꽃 되어
자동차 불빛 따라
종로는 밤을 잊은 것 같다
종각, 청계천
젊음이 넘치고
피아노 길 골목
스산한 바람에 세월을 잊고
야생화가 되어 버린 군중
술 취한 젊은 남녀
밤을 잊은 것 같다
탑골공원
인사동 가는 길
별처럼 맑은 눈을 갖은 아이
노란 은행잎 머리에 꽂고
거리 악사들 음악소리
소녀는 밤을 잊은 것 같다.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