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최신기술 다 담긴 KTX-청룡…서울-부산 2시간 10분대
[이코노미서울=심재현기자]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1일 신형 고속열차 ‘KTX-청룡’을 공개했다.
KTX-청룡은 8년 가까운 연구개발 끝에 100%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고속열차로, 오는 5월부터 운행을 시작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기념행사에서 청룡의 해를 맞아 국민에게 희망을 가져다주길 기원한다는 의미를 담아 열차 이름을 ‘청룡’으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KTX-청룡은 국내에서 가장 빠른 고속열차다. 최고 시속 320㎞로 2010년 도입된 KTX-산천(최고 시속 300㎞)보다 7%가량 빠르다. 서울~부산을 2시간 10분대, 용산~광주송정을 1시간 30분대에 각각 주파할 수 있다.
특히 가속 성능이 우수해 역과 역 사이 간격이 좁은 우리나라의 지형적 특성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300㎞에 도달하는 시간은 3분 32초로, KTX-산천(5분 16초)보다 1분 44초 단축됐다.
5월부터 운행을 시작하는 신형 고속 열차 KTX-청룡에는 철도 관련 국내 최신 기술이 집약돼 있다. 이 열차가 기존 KTX의 주력 모델이던 KTX-산천과 가장 다른 점은 동력 설계 방식이다. KTX-산천은 맨 앞과 맨 뒤 차량에만 동력 장치를 설치해 기차를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미는 ‘동력 집중식’이다. 그런데 KTX-청룡은 각 차량 하부마다 동력 장치를 탑재한 ‘동력 분산식’이다. 차량마다 장치가 있기 때문에 힘이 좋고 가·감속 능력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실제 최고 운행 속도가 시속 320㎞인 KTX-청룡은 시속 300㎞까지 212초가 걸린다. KTX-산천(316초) 보다 100초 이상 빠르다. 전문가들은 역 사이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우리나라 지형에는 동력 분산식 열차가 더 적합하다고 평가한다.
KTX의 연료는 전기다. 열차가 이동하기 위해선 전기에너지를 회전력으로 변환해 바퀴에 전달하는 ‘견인 전동 장치’가 필요하다. 이 장치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전기모터의 역할을 하며, 열차의 힘을 결정한다. 기존 KTX는 맨 앞과 맨 뒤 동력차 하부에 1100㎾(킬로와트) 견인 전동 장치 8대를 설치해 총 8800㎾ 출력을 냈다. 그러나 KTX-청룡은 380㎾ 견인 전동 장치를 24개 설치해 전체 출력을 9120㎾로 늘렸다.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치를 늘려 힘은 키우면서도 앞뒤를 끄는 전동차가 빠지면서 무게는 산천보다 2t가량 줄었다. 산천은 열차 1기가 10량으로 구성되고 이 중 8량에만 승객이 탑승하지만, KTX-청룡은 1기가 8량이며 8량 모두 승객이 탈 수 있다.
승객이 타는 열차는 8량으로 동일하지만, KTX-청룡의 좌석(515석)이 산천(379석)보다 136석 많다. 이는 KTX-청룡 1량당 길이가 더 길기 때문이다. KTX-청룡은 24.3m로 KTX-산천(19.7m) 보다 4m 이상 길다. 차량 폭 역시 315cm로 산천(297cm) 보다 20cm가량 넓다.
승객 발밑에 동력 장치가 있지만 소음이나 진동이 크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열차 바닥과 실제 승객이 밟는 바닥 사이에 고무 패널 등을 넣고 벽과 천장에도 별도 흡음재를 사용한 덕분이다. 이에 따라 소음이 일반 지하철보다 더 작다. 자동차의 서스펜션에 해당하는 공기 스프링 기술을 통해 진동을 흡수하면서 승차감도 편안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5월부터 KTX-청룡을 1일 6회(경부선 4회, 호남선 2회) 운행할 예정이다. 2일부터 휴대전화로 코레일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거나 PC로 코레일 홈페이지를 방문해 표를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