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며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언덕 위
뜰이 넓은 양옥들
아파트와 이웃한
교회당에서는
한해를 보내는 종소리 울리고
어둠과 함께 사랑 풀어 마시는
찬송가 합창 소리에
아름다운 정적을 느낀다
왜 이렇게
세월이 빠르게 흐를까
청년이라고 부르던 게 어제인데
쓸쓸한 마음 접고
북한산에 올라
떠오르는 해 바라보며
이마의 주름과 흰머리를 만진다
하얗고 하얀
북한산 잔설을 밟으며
아내와
진달래 길에서
소박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별빛 같은 희망을 나누어주고
새해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건강과 소망이 이루어지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