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2R서 5타 줄여 합계 3언더파
“지난해 1타차로 컷 탈락한 아쉬움이 있어서 오늘은 1번홀부터 공격적으로 공략하기로 했는데 잘 맞아떨어졌어요. 올해는 나흘간 칠 수 있게 됐네요.”
8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버디 7개(보기 2개)를 잡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친 이경훈(32)은 뿌듯한 표정이었다.
1라운드에서 2타를 잃었지만 이날 5타를 줄여 2라운드 중간 합계 3언더파 141타가 된 이경훈은 현지 시각 오후 3시쯤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된 가운데 공동 18위여서 사실상 3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마스터스는 공동 50위까지 컷을 통과한다.
이경훈의 이날 5언더파는 12언더파 132타로 단독 선두에 오른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미국)와 나란히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다. 켑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편드가 후원하는 LIV골프로 지난해 이적하기 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8승 가운데 4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둬 ‘메이저 사냥꾼’이라 불렸다. 2020년 부상이후 내리막길을 걸었으나 최근 LIV 골프 대회에서 2승째를 거두는 등 회복 기미를 보였다. 켑카는 1라운드 7언더파, 2라운드 5언더파 등 거침없는 플레이를 펼쳐 LIV 골프 소속 선수의 첫 메이저 대회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2라운드 9번홀까지 마친 스페인의 장타자 욘 람이 9언더파로 3타차 추격을 했다. 이날 무려 39명(88명 출전 2명 기권)이 경기를 마치지 못해 역시 악천후가 예보된 대회 사흘째에 2라운드 잔여경기와 3라운드가 연이어 벌어진다. 타이거 우즈는 11번홀까지 타수를 줄이지 못해 2오버파로 컷 기준선인 공동 50위를 달렸다. 임성재는 8번홀까지 1언더파(공동 29위)를 달렸다. 김시우는 2라운드 합계 1오버파(공동 44위)를 기록했다.
이경훈은 라운드를 마치고 골프는 결국 자신감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경훈은 지난해 마스터스 데뷔전에서 1라운드에서 2오버파, 2라운드 3오버파로 1타차로 컷 탈락했다. 특히 2라운드가 아쉬웠다. 전반 9개 홀에서 3타를 줄여 1언더파까지 타수를 끌어내렸으나 10번 홀 더블보기를 시작으로 후반 9개 홀에서 무려 6타를 잃었다. 이경훈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잠깐 어~ 하는 사이에 타수를 잃기 쉬운 곳”이라며 “끝까지 정신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올해 세운 전략은 초반에 최대한 버디를 잡으려 공격 위주의 경기를 하는 것이었다. 이경훈은 1(파4)·2(파5)번홀 연속 버디에 이어 4번 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해 4개 홀에서 3타를 줄였다. 5(파4)·6(파3)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했지만 벌어 놓은 점수가 있으니 흔들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경훈은 9(파4)·10(파4)번홀 버디로 흐름을 되찾았다.
그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심장부인 ‘아멘 코너(11~13번홀)’도 두렵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너무 겁먹고 쳤던 기억이 나서, 올해는 똑같은 홀이라고 생각하고, 내 경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경훈은 아멘 코너 13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1타를 더 줄였다. 그리고 15번홀(파5)에서 또 버디를 잡으며 이날의 버디 사냥을 마무리했다. 타수가 크게 준 데는 퍼트의 힘이 컸다. 1라운드 31개였던 이경훈의 퍼트 수는 이날 27개로 줄었다. 이경훈은 “올해는 날씨가 나빠서 그런지 빠르기로 유명한 오거스타 내셔널의 유리알 그린과는 다르다”며 “1라운드에서는 예상보다 느려서 스피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늘은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린이 단단하지 않은 만큼 샷을 할 때도 확실한 목표 지점을 설정하고 공략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경훈은 “3라운드부터 날씨가 더 나빠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모든 선수가 같은 조건이기 때문에 남은 라운드도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 김주형(21)은 2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이븐파 72타를 쳤다. 2라운드 중간 합계 2언더파 142타가 된 김주형은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된 현지 시각 3시 현재 공동 20위를 달렸다.
김주형은 전반을 버디 1개, 보기 1개로 마친 뒤, 11번홀(파4) 보기에 이어 12번 홀(파3) 티샷이 물에 빠져 더블보기를 했으나 13(파5)·14(파4)번홀 연속 버디에 이어 17번 홀(파4)에서 6m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타수를 지켰다.
김주형은 “컷을 통과하러 마스터스에 나온 것이 아닌 만큼 3라운드부터 더 적극적으로 경기하겠다”며 “날씨가 나쁘면 그만큼 순위를 끌어올리기 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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