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04(금)
 


가는세월

 

이정표를 보고 가는 건지

그냥 흘러가는 것인지

아님 회중시계 소리에

부초 마냥 떠밀려

가는 건지

텅빈 가슴은 언제나

지붕 없는 집에

이렇게 살고 있는 것 같구나

어제는

새악시 연지볼 닮은

철쭉이 웃고 있더니

오늘은 연록의 당의를

입고 앉아 있구나

한산 새모시

다듬이 소리 정겹더니

무명 치마에 조바위가

씌어지고

세월의 찬바람에

흰머리 흩날리며

나의 세월은 이렇게

속절 없이

흘러가고 있구나

(본지·논설위원ieconomyse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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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숙의 詩가 있는 방 ‘가는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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